경상남도 하동의 지리산 둘레길 한편에 자리한 나무집이 있다. 이곳은 26년 전 귀촌한 양진욱, 배윤천 씨 부부의 보금자리다.
부부는 힘겨웠던 도시 생활을 벗어나 쉼을 위해 깊은 산골로 들어왔다. 야생 녹차 밭을 관리하며 안락한 노후 생활을 보내고 있다.
찻잔부터 커다란 오두막까지 모두 산속의 나무를 재활용해 만들어진 이곳은 땔나무꾼이라는 별명을 가진 남편 배윤천 씨의 솜씨다.
뒷산에 그럴싸한 나무가 보이면 아내 맞춤형 의자 하나쯤이야 눈 깜짝할 사이에 금세 만들어내는 사랑꾼 중의 사랑꾼이다.
비 내리는 날, 노릇하게 채소전을 부치고 사이좋게 가을 햇밤을 주워 아궁이 불에 구워 먹는다. 부부의 고단했던 인생 또한 서서히 구워지며 달콤해지는 밤처럼 농익어 왔단다.
두 사람은 지리산 골짜기 호강골의 무명 계곡으로 향한다. 배윤천 씨는 나무꾼 옆에는 선녀가 있어야 한다며 아내를 선녀라, 계곡을 선녀탕이라 부른다.
지리산에 사는 선녀와 나무꾼의 아름다운 산골 사랑 이야기는 28일 밤 방송되는 EBS ‘한국기행’에서 볼 수 있다.
‘한국기행’은 대한민국의 숨은 비경을 찾아 떠나는 공간 여행이다. 역사와 풍습, 건축, 문화의 향기를 느끼고 전하는 아름다운 시간 여행이기도 하다.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우리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살아있는 현장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관련기사
- 전남 진도 관매도,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섬…아찔한 협곡 사이 우뚝 솟은 하늘다리
- 빈 시골집에서 촌캉스 어때?
- 강원도 정선 덕우리 마을, 원빈ㆍ이나영도 반해 결혼식 올린 ‘로맨스 시골’
- 차박에 빠진 그들, 1997년 산 올드카 구매하며 캠핑에 뜻ㆍ캠핑용 패브릭 소품도 손수 제작
- 남해 당항 마을 한달살이 청년들
- 타이완 여행, 랜선으로 미리 떠난다…라이브 방송 ‘그 대만의 버킷리스트’ 진행
- 전남 강진 숙마마을 이색 민박집, 마량항 내다보이는 100년 된 집터
- 충북 단양군 황정산 천년고찰 원통암 각문 스님과의 특별한 하룻밤
- 전남 진도 하조도 캘리그라피 작가 진성영, 몽돌해변 폐목 수집해 ‘쉼 그리기’
- 횡성군 금수사 셰프 무관 스님, 가을 밥상 못 잊어 ‘찾고 또 찾고’
- 지금 무창포항엔 낚시로 잡아 올리는 주꾸미ㆍ갑오징어 한창
- “제주도 오지마을에 살아요!”…영화 ‘아바타’에 나온 숲속의 정령들 뛰어나올 듯
오상민 기자
ohsm3@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