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남쪽에 자리한 장흥군은 전라남도 3대 하천 중 하나인 탐진강이 흐르고 눈길 향하는 곳마다 산이 솟아 있는 고장이다. 산 좋고 물 맑은 장흥에는 편백 숲이 아름다운 명산 억불산과 호남 5대 명산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천관산이 있다. 이번 여정에는 2019년에 부부 동반으로 100대 명산을 완등한 트로트 가수 백장미 씨와 남편이자 매니저인 이태희 씨가 함께 겨울 바다를 품은 장흥의 두 명산을 만나러 간다.
여정은 하늘 높이 자란 메타세쿼이아가 쭉 펼쳐진 길을 따라 시작된다. 붉은 메타세쿼이아 터널을 걷는 길은 마치 새 계절로 들어서는 것만 같다. ‘평화마을’이라고도 불리는 상선약수마을 초입에는 배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시선이 자꾸만 하늘로 향할 정도로 독특한 모습의 배롱나무를 따라 고즈넉한 연못에 다다른다. 약 200년 전에 연못 주변으로 배롱나무를 심어 지금의 풍경에 이르게 됐다는 이야기에 생명의 신비가 느껴진다.
마을을 지나 본격적으로 억불산 품에 들자 상쾌한 대나무 숲이 일행을 반긴다. 부부가 함께하는 산행이라 가벼운 발걸음에 노래 한 소절이 절로 나온다. 억불산의 명물답게 탄성이 터질 정도로 아름다운 편백 숲이 이어진다. 하늘을 향해 끝없이 뻗은 편백나무를 올려다보며 자연을 온전히 느껴본다. 마루처럼 잘 닦인 ‘말레길’을 따라 비교적 편안하게 정상에 가까워진다. 해발 518m의 억불산 정상에서 만끽하는 장흥 일대의 시원한 풍경에 천관산에서 만날 풍경도 기대감이 커진다.
암릉미가 빼어난 천관산은 도립공원 지정에 이어 올해 3월 명승 제119호로 지정되었다. 탑산사 입구를 들머리 삼아 올라서는 길은 볕이 들지 않아 쌀쌀하다. 아침 햇살을 머금은 구룡봉이 바라보이는 능선을 향해 오르자 차츰 선 굵은 바위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발아래로 장흥 일대부터 멀리 다도해까지 쉼 없이 펼쳐지는 시원한 풍광을 벗 삼아 오른다. 어느덧 길 위에는 금빛 억새가 바람에 춤추듯 흔들린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오르막을 따라 연대봉 정상(723.1m)에 닿는다. 정상에는 고려 시대에 지어졌다고 전해지는 봉수대가 자리하고 있다.
이어, 환희대와 구룡봉을 향해 길을 잡는다. 마치 바다를 바라보듯 자리를 지키고 있는 억새가 군락을 이루고, 탑을 쌓은 듯한 형세의 바위들이 줄지어 행렬을 이룬다. 마침내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했다고 전해지는 구룡봉(675m)에 선다. 산이 품은 눈부신 풍경에 마음이 머무르는 장흥의 두 명산, 억불산, 천관산은 19일 아침 방송되는 KBS ‘영상앨범 산’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영상앨범 산’은 전문 산악인이 아니어도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국내외의 명산을 찾아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느껴보고 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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