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상류의 절경을 넘나들다

[관광레저신문=정소영 기자] 금산 방우리에서 적벽강으로 향하는 길은 금강 다리를 여섯 차례 건너는 이채로운 여정이다. 37번 국도와 601번 지방도를 경유하며 호젓한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사진촬영=서영진, 한국관광공사 제공

방우리 흙담길. [사진촬영=서영진]

금산의 오지 마을인 부리면 방우리는 ‘육지의 외딴섬’으로 불린다. 금강을 끼고 금산 끝자락에 방울처럼 매달려 방우리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금산군을 통해서는 갈 길이 막막하다. 마을 앞은 금강이, 마을 뒤편은 산줄기가 가로막기 때문이다.

자동차로는 전북 무주를 에돌아 강변 둑길을 지나야 비로소 방우리를 만날 수 있다. 방우리로 가기 위해 고속도로에서 나올 때도 무주 IC를 이용한다. 무주읍에서 내도리 앞섬다리(내도교)를 지나 좌회전하면 금산 방우리 가는 길이다. 구불구불한 강변길을 따라 5km 정도 달리면 방우리에 닿는다. 무주 군내버스는 앞섬다리까지 연결될 뿐이다.
 

방우리 강변풍경. [사진촬영=서영진]

대중교통도 제대로 없는 조그마한 마을은 금강 상류의 절경을 숨겨뒀다. 전북 장수에서 발원한 금강은 금산 땅을 처음 적시며 이곳 방우리에 닿는다. 방우리는 화려한 절벽과 단아한 강물이 묘하게 어우러진 곳이다. 마을에는 다닥다닥 붙은 아담한 밭 사이로 흙담집이 그대로 보존됐다. 반딧불이가 서식하고 한가롭게 물놀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입소문을 듣고 찾는 청정 지역이다.

비포장도로가 연결되던 10여 년 전과 비교하면 방우리는 조금씩 변하고 있다. 강둑길에 아스팔트가 깔렸고, 외지인이 정착한 2층 양옥도 들어섰다. 내후년이면 방우리에서 수통리까지 도로가 이어질 예정이다. ‘육지의 외딴섬’ 방우리를 만날 시간이 그리 오래 남지 않았다.

방우리를 거친 금강 줄기는 무주를 굽이쳐 흐른 뒤 다시 금산 쪽으로 수통리 적벽강과 이어진다. 물길은 가까운 거리지만, 걸어서는 산자락을 넘어야 닿을 수 있다. 자동차로 연결되는 도로는 한 시간 정도 걸린다. 그 드라이브 길이 탐스럽다.

방우리에서 적벽강으로 향하는 드라이브 코스는 금강 다리를 여러 차례 넘나드는 길이다. 통영대전고속도로와 나란히 달리는 37번 국도는 오히려 한갓지다. 37번 국도에서 601번 지방도로 접어들면 강변길 따라 적벽강으로 연결된다.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는 수통교와 적벽교를 넘어서면 적벽강이 그 자태를 드러낸다.
 

적벽강과 방우리를 잇는 금강줄기. [사진촬영=서영진]

전북 장수에서 발원한 금강은 충남 금산에 이르러 ‘적벽강’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수통리 적벽강은 산을 휘도는 강줄기가 육중한 암산으로 둘러싸여 붉은빛을 띠는 곳이다. 높이 30여m 기암절벽 아래 고요한 수면과 자갈밭이 넉넉하게 펼쳐진다. 부리면 양각산(566m) 자락과 연결된 세 기암절벽이 금강과 어우러져 경관이 수려하다. 이곳 금강 상류에는 맑은 물에 사는 귀한 물고기들이 있다. 쉬리, 참마자, 꺽지 등이 헤엄치는 민물고기 박물관이다.

바위 절벽 너머는 옛날부터 약초꾼이 찾아들던 곳으로, ‘약초 고을’ 금산에서도 귀한 약초는 이곳에서 나왔다고 한다. 적벽강 맞은편 오토캠핑장에서 자연을 벗 삼아 하룻밤 머물 수 있다.

강변의 정취와 달리 숲을 향유하려면 남이면 방향으로 핸들을 튼다. 보석사는 전나무 숲길과 수령 1000년이 넘는 은행나무가 길손을 반기는 곳이다. 속세와 맞닿은 사찰은 한적한 전나무 산책로가 아늑함을 더한다. 보석사는 진악산으로 오르는 산행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영천암까지 오르는 길목에 숲 산책로가 어우러진다.

완연한 숲과 조우하려면 금산산림문화타운으로 향한다. 금산산림문화타운은 남이자연휴양림과 금산생태숲 등이 자리한 생태 종합 휴양 단지로, 하룻밤 묵어가며 금산의 자연을 감상하기에 좋다. 금산읍 쪽으로 길을 잡으면 드라이브 길이 무르익는다.
 

맛있는 어죽. [사진촬영=서영진]

금산 여행 때 한번쯤 들르는 금산인삼약령시장은 약초와 인삼 점포가 거대한 상권을 이룬 곳이다. 전국 인삼의 80%가 이곳에서 거래되며, 시장에서 팔리는 약재가 수백 종이나 된다. 희귀한 약재 구경에 삼계탕, 인삼튀김, 어죽까지 맛보면 금산 여행이 넉넉하게 마무리된다. 

저작권자 © 관광레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