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BS ‘한국기행’ 스틸 컷)
(사진=EBS ‘한국기행’ 스틸 컷)

 

전라남도 완도. 땅끝마을에서, 긴 해를 향해 배를 타고 나가면 동백꽃이 만발한 섬, 윤선도의 고향 보길도가 나타난다.

이 섬마을의 매력에 푹 빠져 1년 살이를 나섰다가 지난해 결국 평생의 보금자리로 삼았다는 홍유나, 박영수 부부. 날마다 소풍하듯 살아간다는 이 가족의 파란만장 촌캉스를 따라가 본다.

팍팍한 도시의 삶에서 무거워진 박영수 씨의 어깨를 위로했던 건 퇴근길, 차 밖으로 안녕하고 인사하던 해였다. 종일 달궈져 있던 머릿밑 조명이 팍하고 식는 느낌이었다. 매일 그렇게 애타게, 속이 타들어 가게 바라본 해지만 박영수 씨가 진짜 그리웠던 것은 고향 보길도의 해와 노을이었다.

그 그리움이 사무치게 짙어질 때쯤 부부는 평생의 꿈이었던 보길도에서의 1년 살이를 결심했다. 시골에 시 자도 모르는 홍유나 씨의 보길도행에 주변 등쌀은 파도처럼 철썩댔지만, 눈 딱 감고 1년만 살아보자 떠났다.

하지만 막상 와보니 이 타향살이를 가장 즐기는 건 아내 홍유나 씨였다. 손 뻗으면 바다가 만져졌고, 발 뻗으면 윤선도가 왜 이곳을 지상 낙원이라 불렀는지 알 것 같은 풍경들이 온 사방에 펼쳐졌다.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눈 떠보면 캠핑 나온 텐트 속에 있는 기분이었다.

무엇보다 이 난국에 아이들과 숨 터놓고 원 없이 뛸 수 있는 곳. 부부는 이곳을 가족의 행복 무대로 삼기로 했다. 이곳에서 보내는 매일 소풍 같다는 부부. 오늘도 물 밑으로 인사하는 해를 보며, 또 다시 펼쳐질 내일의 촌캉스를 고대한다. 11밤 방송되는 EBS ‘한국기행’에서 볼 수 있다.

‘한국기행’은 대한민국의 숨은 비경을 찾아 떠나는 공간 여행이다. 역사와 풍습, 건축, 문화의 향기를 느끼고 전하는 아름다운 시간여행이기도 하다.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우리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살아있는 현장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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