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레저신문=왕진화 기자] 전남 보성의 5월은 보성 다향제와 함께 시작된다. 한없이 일렁이는 초록빛 물결이 몸과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곳. 녹색 파도의 본고장으로 떠나보자.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국내 최대 차 산지이자 차 산업 발상지인 보성. 보성은 우리나라 차의 40% 이상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차 산지다.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룬 계단식 녹차 밭은 단연 보성의 상징이다. 보성 지역에 대규모로 차가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 때부터다. 일본인들은 차 재배지로 보성을 선택하고 차 밭을 조성했다. 기후가 온화하고 강수량이 충분하며 산 사면이 잘 가꾸어져 있는 보성이 차 재배지로 최적이었던 것이다. 이때부터 보성에 푸른 찻잎의 물결이 일기 시작했다.  

보성에는 여러 다원이 있다. 그중 가장 규모가 크고 경관이 아름다운 곳이 대한다업의 ㈜보성다원이다. 국내 유일의 차 관광 농원으로 ‘대한다원’이라고도 부른다. 해발 350m 보성 오선봉 주변에 조성된 대단위의 녹차 밭에서는 연간 120톤 이상의 녹차를 생산하고 있다. 대한다원 역시 일제강점기인 1939년 개원했다. 이후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폐허가 되었다가 1957년 고(故) 장영섭 회장이 대한다업주식회사를 설립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다원 입구의 키 큰 삼나무 군락도 이때 조성됐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30여 만 평에 이르는 대한다원의 초록 차 밭은 빼어난 풍경을 자랑하며 전국 관광객을 불러 모은다. 이곳에 방문하는 관광객만 연간 100만 명이 넘는다. 한 통신사의 광고로 처음 대중에게 소개된 대한다원은 이후 영화 <선물>, <목포는 항구다>, 드라마 <여름향기>, <태왕사신기>, <푸른 바다의 전설> 등의 촬영지로 소개되며 유명세를 더했다.

입구에서 걸어 들어가는 길의 삼나무 숲은 대한다원의 매력 포인트. 이 삼나무 숲 안으로 더 들어가면 입구에서는 보이지 않던 넓은 차 밭이 푸르게 펼쳐지며 장관을 이룬다. 2012년 미국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관광지 50선’에 이름을 올렸다. 2013년에는 ‘세계의 놀라운 풍경 31선’에 선정되며 한국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명소가 됐다.

다원을 돌아보는 코스는 20분부터 60분까지 다양하다. 삼나무 길과 CF광고 촬영지를 둘러보는 것이 기본 코스다. 여기에 멀리 남해가 보이는 바다전망대와 차밭전망대를 더 둘러볼 수 있다. 차밭전망대로 향하는 길은 다소 가파르다. 이곳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바다전망대와 닿는다. 날이 좋으면 차 밭 뒤로 끝없이 펼쳐진 남해를 볼 수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초록빛 카펫과도 같은 차 밭을 눈으로만 즐기기엔 아쉽다. 대한다원에서는 매점을 운영하며 녹차를 재료로 한 다양한 음식을 판매한다. 그 가운데에서도 녹차 아이스크림은 단연 인기. 싱싱한 녹차 잎으로 만든 달콤 쌉쌀한 녹차 아이스크림은 입안 가득 초록빛으로 물들인다. 대한다원에서 10분 거리에는 율포해수녹차탕이 있어 여행의 노곤함을 달래는데 그만이다.

대한다원 외에도 크고 작은 다원을 두어 국내 최고의 차 생산지라는 자부심을 지닌 보성은 지난 85년부터 차 문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보성다향제’다. 보성다향제에서는 활성산(구 학성산) 기슭의 다원에서 차의 풍작을 기원하는 다신제와 찻잎 따기, 차 만들기, 차 아가씨 선발 등의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찻잎 따기와 차 만들기는 보성의 다원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 올해의 보성다향제는 오는 5월 18일(금)부터 5월 22일(화)까지 진행된다. 넓은 차 밭과 울창한 삼나무의 녹음이 짙은 봄의 중심 보성에는 신선한 초록빛 공기와 건강한 차 문화를 즐기고자 하는 이들이 물결치고 있다.

저작권자 © 관광레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