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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책 놀이터’, 광양 농부네텃밭도서관동네 사랑방 역할 톡톡히 하는 작지만 알찬 공간

[관광레저신문=정찬필 기자] 천고마비의 계절, 11월이다. 여행을 통해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국관광공사가 11월 가볼만한 곳으로 선정한 광양 농부네텃밭도서관은 어린이들의 독서와 문화생활을 돕는다. 이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개방해 어른들도 아이와 함께 방문하기에 좋은 문화센터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도서관에서 나무 피리를 만드는 서관장과 아이들. [사진제공(구완회)=한국관광공사]

▲ 놀이터처럼 친숙한 독서 공간
동화책에서 본 듯 신나는 모험 놀이터. 전남 광양시 진상면에 있는 ‘농부네텃밭도서관’에선 주변의 모든 것이 놀잇감이 된다. 마당의 잔돌로 땅따먹기 하고, 야트막한 언덕에서 사계절 썰매를 타고, 꽃반지를 만들고 강아지랑 놀기도 한다.

조금 색다른 놀이도 있다. 연꽃 사이로 아담한 연못을 가로지르는 줄배는 텃밭도서관의 최고 인기 종목이다. 배는 아이들 서넛이 타도 끄떡없을 정도로 튼튼하고, 연못은 아이들 허리 깊이라 안전하다.

연못가 감나무와 느티나무를 잇는 줄을 타고 아슬아슬하게 연못을 건널 수도 있다. 무서울 것 같지만 조금 용기를 내면 대여섯 살 아이도 충분히 즐길 만하다. 마당 위를 가르며 날아가는 미니 짚라인을 타려면 어른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경사가 완만하고 속도가 빠르지 않아 어린아이도 신나게 탈 수 있다.

이 모든 놀잇감이 서재환 관장이 만든 작품이다. 몇만 원을 내고 수십 미터 높이에서 타는 짚라인이 아니어도 아이들은 충분히 즐겁다. 이렇게 놀다가 지칠 때쯤, 안으로 들어가 책을 읽는다. 예전보다 줄었지만 텃밭도서관에는 지금도 어린이책 수천 권이 고사리손을 기다린다.
 

[사진제공(구완회)=한국관광공사 제공]

▲ 아이들의 웃음소리 가득한 도서관
텃밭도서관이 이곳에 처음 문을 연 것은 약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역에서 마을문고를 운영하던 서 관장이 자기 집 텃밭으로 도서관을 옮겨 온 것이 시작이다. 그러면서 ‘농부네텃밭도서관’이라는 멋진 이름을 짓고, 책에서 놀이 위주로 운영 콘셉트를 바꿨다. 아이들이 점점 줄어든 농촌 실정이 변화를 선택한 계기다.

전보다 좋아진 학교 도서관도 한몫했다. 수만 권에 이르던 장서를 어린이책 수천 권만 남기고 정리하는 대신, 마당과 연못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시설을 만들었다. 모두 서 관장이 어려서 놀던 것, 책을 보며 한번 만들어보고 싶던 것이다.

마당 한쪽 굵은 느티나무 위에 지은 나무 집도 서 관장의 솜씨다. 어릴 때 동화책에서 본 나무 집을 몇 해 전, 뚝딱뚝딱 만들었다. 누구나 올라가서 멋진 전망을 즐기고, 원하면 나무 향이 솔솔 풍기는 아담한 방에서 하룻밤 묵을 수 있다.

농부네텃밭도서관은 입장료도, 놀이기구 이용료도 없다. 단 평일에 단체로 찾아오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손님에게 1인당 입장료 2000원을 받는다. 예나 지금이나 서 관장의 본업이 농사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금도 장독대를 가득 채운 항아리에는 직접 농사지은 매실로 담근 장아찌와 청(진액), 된장, 고추장 등이 익어간다.

텃밭도서관이 입소문을 타고 멀리서 오는 이가 많다 보니 점점 손 가는 일이 늘어, 요즘은 민박과 식당을 운영하는 등 수익 사업도 병행한다. 직접 담근 장아찌와 장류, 유기농으로 키운 농산물도 판다. 아이들이 좋아서 하는 일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도서관에서 키운 서 관장의 자식들이 잘 자랐듯이, 이곳을 찾는 아이들도 즐겁게 놀고 행복하게 자랐으면 한다. 오늘도 농부네텃밭도서관에는 따뜻한 햇살과 싱그러운 바람, 아이들의 신나는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이순신대교 홍보관. [사진제공(구완회)=한국관광공사]

▲ 도서관과 가까운 ‘광양의 가볼만한 곳’
광양에는 또 다른 볼거리와 즐길 거리도 많다. 농부네텃밭도서관과 가까운 옥곡5일시장은 지난 1962년에 문을 연 전통시장이다. 지금도 끝자리 4·9일에 오일장이 서는데, 몇 해 전에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시설을 현대화하는 등 도시형 관광 시장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요즘도 감이나 매실 같은 광양 지역 특산물이 나오는 철이면 발 디딜 틈 없이 사람이 몰린단다.

광양과 여수를 잇는 이순신대교는 총 길이 2260m에 달하는 현수교다. 다리가 놓인 광양만은 이순신 장군이 최후를 맞은 노량해전이 벌어진 곳이다. 높은 주탑 두 개의 거리는 1545m로 국내 최장, 세계 네 번째 길이를 자랑하는데, 이는 이순신 장군이 태어난 해(1545년)를 기념한다. 광양만의 역사와 우리나라 교량 건축 기술을 보여주는 이순신대교홍보관에는 이순신대교와 광양만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가 있다.

구봉산전망대에 오르면 광양만뿐 아니라 멀리 여수와 순천, 하동, 남해까지 내려다보인다. 옛날 봉수대가 있던 구봉산 정상에는 높이 9.4m 디지털봉수대가 세워졌다. 매화를 모티프로 만들었다는 디지털봉수대 주변으로 전망대와 산책로, 포토존 등이 있다.

광양만으로 흘러드는 섬진강 끝자락의 망덕포구는 가을 전어의 본고장이다.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면서 형성된 풍부한 어장에는 예부터 전어가 많이 잡혔다. 산책로로 정비된 나무 데크 중간에 거대한 전어 조형물도 있다. 망덕마을회관 옆의 정병욱 가옥(등록문화재 341호)은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유고를 보존한 곳이다. 시인의 하나뿐인 육필 원고는 친구 정병욱의 집에 보관되었다가 해방 이후 책으로 나왔다.

정찬필 기자  gvd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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