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국립공원 중 유일하게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곳이 변산반도국립공원이다. 유서 깊은 고찰, 완만한 해수욕장, 살아 있는 갯벌, 해안 드라이브코스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아 여름휴가지로 안성맞춤이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두 번째 권 ‘미완의 여로 : 부안 변산 편’ 도입부에 이런 구절이 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쓰면서 나는 그 일 번지를 놓고 강진과 부안을 여러 번 저울질하였다. 조용하고 조촐한 가운데 우리에게 무한한 마음의 평온을 안겨다 주는 저 소중한 아름다움을 끝끝내 지켜준 그 고마움의 뜻을 담은 일 번지의 영광을 그럴 수만 있다면 강진과 부안 모두에게 부여하고 싶었다.”

호남정맥 줄기에서 떨어져 나와 바다를 향해 내달리다 우뚝 멈춰선 변산, 그 산과 맞닿은 고요한 서해바다, 전나무 숲길이 깊은 그늘을 만드는 단정한 내소사, 울금바위를 병풍 삼아 아늑하게 들어앉은 개암사, 켜켜이 쌓인 해식단애가 놀랍고 신비로운 풍경을 연출하는 격포 채석강, 드넓은 곰소염전과 소박하고 평화로운 갯마을의 서정……. 부안의 자연은 지금도 이토록 아름답고 매력적이다.

시원한 바닷길을 따라 새만금방조제를 달려 부안으로 내려온 후 시계 반대 방향으로 크게 한 바퀴 돌면서 변산반도의 명소를 만나보자. 변산해수욕장을 지나 고사포해수욕장 쪽으로 방향을 잡은 후 변산해변도로를 따라가면 모세의 기적처럼 바다가 갈라지며 육지와 연결되는 하섬, 해안을 따라 1.5km가량 이어진 격포 자연관찰로, 적벽강과 채석강의 해안절경이 차례로 나타나고, 유홍준 교수가 환상의 해안 드라이브 코스라며 칭찬한 ‘격포에서 모항 지나 내소사를 거쳐 곰소로 가는 길’이 펼쳐진다.

모항해변을 지날 땐 해나루 가족호텔 뒤편 산책로를 걸어볼 것을 권한다. 나무 데크 산책로 너머로 시원스럽게 펼쳐진 바다 풍경이 일품이다. 모항갯벌은 조개잡이 체험을 할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인기 있다.

계속해서 왕포마을을 거쳐 내소사, 곰소염전, 개암사로 향한다. 부안마실길 코스가 지나가는 왕포에서는 전형적인 갯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이른 아침의 바다가 고요하고 평화롭다. 내소사는 600m에 이르는 전나무 숲길 끝에서 단정하고 기품 있는 자태를 드러낸다. 대웅보전의 아름다운 사방연속무늬 꽃창살도 눈에 담자.

천일염 생산지인 곰소염전은  날이 더울 때는 이른 새벽에 채렴 작업이 이루어진다고 하니 소금 거둬들이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미리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다. 염전 구경을 마친 후 인근 곰소쉼터에 들러 9가지 젓갈이 나오는 곰소젓갈정식을 맛보는 것도 필수 코스. 젓갈정식은 백합 요리와 함께 부안을 대표하는 먹거리다.

조개의 여왕이라 불리는 백합은 죽, 탕, 찜, 구이 등으로 다양하게 만들어 먹는다. 이어 곰소를 지나 내륙으로 향하면 개암사로 갈 수 있다. 대웅보전 뒤에 병풍처럼 둘러선 울금바위의 자태가 인상적이다.    

 

먹거리 Tip

곰소쉼터(063-584-8007)는 9종류의 젓갈이 나오는 곰소젓갈정식이, 계화회관(063-581-0333)과 군산식당(063-583-3234)은 조개의 여왕이라 불리는 백합 요리가 유명하다. 100년 넘은 한옥을 개조해 만든 한식 전문점 당산마루(063-581-3040)에서는 한정식, 참뽕삼계탕, 뽕영양돌솥밥 등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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