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캠핑카 여행 7일차

 

오전 중에는 12사도상을 포함해 절경 지역을 재방문했다. 해질녁에 본 경치하고 오전에 보는 경치는 다소 시각적인 차이도 있었다. 먼저 깁슨스 스텝스(Gibson Steps)라 명명된 계단을 따라 모래 해변 쪽으로 내려갔다.

아래에서 보니 그레이트오션로드 일대의 지형이 선명히 드러난다. 멀리서 보면 바위벽이 이어지고 바닷속으로 바위산들이 솟아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보면 바위라기보다 모래 덩어리 같은 느낌이 들고, 쉽게 부서져 내릴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그러다 보니 물과 바람에 의한 침식작용이 급격히 진행되어 경치가 계속 바뀌어 가고 있다. 어제 본 런던 브릿지(London Bridge)도 두 개의 아치(Arch)였으나 1990년 육지 쪽의 아치가 무너져내려 끊어진 다리의 형태가 되었다고 한다. 오늘 다시 방문한 12사도(Twelve Apostles) 바위도 12개가 모여 있어서 지어진 이름일 텐데 계속 무너져내려 현재는 7개가 남아 있다고 알려졌다. 크기나 모양이 너무 달라서 몇 개가 맞는지 헤아려 보기도 쉽지 않다.

 

아래쪽으로는 모래사장이 넓게 형성되어 있어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모래사장을 걸어가며,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변해가는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바닷속에 우뚝 솟아 있는 두 개의 바위는 영국설화에 등장하는 고그(Gog)와 마고그(Magog)라는 전설 속 거인의 이름을 따다 붙여놓았다고 한다.

몇 개가 남은 건지 헤아리기도 어렵지만, 이번 여행의 최고 핵심지인 12사도상을 다시 들렸다.

다음에는 어제 들리지 못하고 지나친 관광지들을 찾아다녔다. 우선 아래쪽으로 난 길지 않은 또 다른 계단을 내려가 단체 사진도 찍었다. 셸브록스(Shellbrooks)라 명명된 강 쪽으로 내려가 보니 강 하구는 모래로 막혀 있어 호수 모양으로 변해 있다. 널찍한 바위 위로 올라가 파도를 맞아 보기도 했다.

우리가 묵고 있는 포트캠벨 지역은 풍랑이나 조난 등을 피해 대피하는 항구지역이라서 양쪽 절벽을 사이에 두고 깊이 들어와 있는 만이 형성되어 있다. 근처 식당에서 피쉬앤칩스(fish & chips)를 테이크아웃하여 해변에 앉아 점심 식사를 느긋하게 해결하고 근처를 배회했다. 낚시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고기를 잡은 사람은 못 보았다. 여기도 소문과는 달리 눈먼 고기는 없는가 보다.

 

그레이트오션로드 도로와 해변 사이에는 도보 여행자들이나 자전거 여행자들을 위한 샛길이 형성되어 있어 바람도 쐴 겸 일부 구간을 트레킹하고 되돌아 왔다.

모처럼 시간이 남아 밀린 빨래를 했다. 유료 캠프사이트에는 어디에 가든지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다. 각각 3~5달러의 동전을 투입해야 한다. 사이트에 따라 1달러짜리만 투입 가능한 때도 있다. 호주 동전은 1달러 외에 2달러짜리가 있어서 1달러보다 2달러가 더 활발히 유통된다. 우리 호주머니에도 2달러만 많게 되고 1달러는 잘해야 한두 개밖에 없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따라서 2달러도 투입되는 머신인지 미리 파악하고 가든지, 아니면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1달러짜리 모아서 가는 게 좋다.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한사람이 다른 사람들의 빨랫감도 모두 모아서 간다. 세제하고 세탁기에 집어넣은 다음 세탁기에 표시된 시간이 흐르는 동안 기다렸다가 다시 건조기에 옮겨 넣는다. 양이 많다 보니 약간 덜 마른 세탁물도 있었다. 건조가 끝나면 한군데 모아놓고 각자 자기 옷가지를 찾아가야 한다. 이상하게도 짝을 잃은 양말이나 속옷이 여럿이다. 참고로 겉옷이나 양말 등은 구별이 잘 되지만 속옷이나 수건은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자기 속옷에 알아볼 수 있는 표식을 미리 해오고, 수건은 글자가 박힌 기념 수건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호주 캠핑카 여행동반자들

▣ 이상국

1954년 경북 예천 출생. 호주 캠핑카 여행기획. 실질적 리더. 종금, 창투사, 자연과환경 북경 대표 역임.

▣ 하일봉

1957년 경남 밀양 출생. 호주 캠핑카 여행 경비지출 및 회계 담당. 증권사 채권부장 역임.

▣ 박경제

1957년 경북 경주 출생. 꼼꼼한 성격. 메인 셰프 역할. 국책은행, ㈜이로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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