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차 캔버라
시내 나가는 교통편을 전일 캠프사이트에 물어보았기에 아침식사 후 바로 인근에 있는 트램역으로 나갔다. 위도는 낮아졌지만, 고도가 650m 전후로 높은 지역이라서 옷차림이 두툼해졌다. 2㎞ 정도를 걸어가야 했다. 여기는 역마다 승차권을 발매하는 시설이 구비되어 있다. 북쪽에서 출발하여 시내 중심 호숫가 근처까지 가는, 14개의 역으로 구성된 간단한 노선이다. 정차하면 버튼을 눌러야 문이 열린다. 우리는 마지막 역인 알링가 스트리트 역에서 하차했다.
오늘은 몰롱글로강을 이용해 형성된 인공호수 주위를 자전거로 돌아보기로 하고, 미리 알아본 방문자센터에 들러 자전거를 한 대씩 빌렸다. 4시간에 37달러다. 조립식인데 무척 무거워서 주행하는 데 힘이 많이 든다. 빨리 달릴 일도 없고, 달릴 수도 없겠지만 헬멧을 안 쓰면 불법이라고 한다.
벌리그리핀호수를 한 바퀴 돌기 위해 호수가에 나아가 동쪽을 향해 출발했다. 호수에 고인 물은 검은 빛이 난다. 정체된 물이라서 오염이 된 건 아닌가 의심도 갔지만, 나뭇잎이 썩어서 생긴 자연적인 현상이라 이해했다. 여기도 가끔은 낚시꾼이 보이지만 고기를 잡았거나 잡는 광경은 볼 수가 없다. 호수에 노니는 백조 형상의 새가 보이는데 검은색이다.
다리를 통해 강남 쪽으로 건너갔다. 전형적인 계획도시인 캔버라도 강북 쪽은 번화, 혼잡한 구도심인데 남쪽은 한결 여유로운 배치이다. 강(호수?)의 남동쪽으로는 고급 아파트단지라고 보이는 부촌이 보인다. 1층 지역은 고급식당가인데 마침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엄청 붐빈다. 애들레이드, 멜버른에 이어 특이하게도 가는 데마다 강북지역보다 강남지역이 입지가 더 좋은 부촌으로 보인다. 선입관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는 이 지역을 지나쳐서 서쪽으로 이동해 국립과학기술센터 건물에 있는 간이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피쉬앤칩스인데 피쉬는 한쪽이지만, 칩스의 양이 많아서 두 명이 한 개씩 주문하고 다른 메뉴 하나를 추가했다.
일행들은 계속해서 국회의사당 주변 등으로 자전거 관광을 이어갔고 나는 이탈해 강북지역으로 건너와 호주국립대학교로 향했다.
돌아오는 길은 오전에 내린 역으로 가서 트램을 탔다. 여기는 서툰 사람을 도와주고 안내 및 감시를 하는 나이든 남자승무원도 있었다. 승차권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달리 체크하는 수단도 없이 영수증이 대신한다. 역도 몇 개 되지 않는데 한번 탈 때마다 5달러씩 내는 운임이 제법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에 탄 역을 놓쳐 한 역 더 지나가는 바람에 뜻하지 않은 도보여행이 추가되었다.
호주 캠핑카 여행동반자들
▣ 이상국
1954년 경북 예천 출생. 호주 캠핑카 여행기획. 실질적 리더. 종금, 창투사, 자연과환경 북경 대표 역임.
▣ 하일봉
1957년 경남 밀양 출생. 호주 캠핑카 여행 경비지출 및 회계 담당. 증권사 채권부장 역임.
▣ 박경제
1957년 경북 경주 출생. 꼼꼼한 성격. 메인 셰프 역할. 국책은행, ㈜이로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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