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이 찍은 지구 사진에서 자취가 보인다는 만리장성. 북경에서 가까운 만리정성 포인트는 두 곳으로서 거용관 장성과 팔달령 장성이다.

둘 중 어느 곳으로 갈까. 고심 끝에 우리 트레킹단 22명은 케이블카 등 인공 설치물이 갖춰져 있지 않아 원래 걷기 여행의 본뜻을 살리기에 알맞다는 거용관 쪽을 택했다.

만리장성 거용관은 북경 시내에서 60㎞ 거리에 있으며, 우뚝 세워진 입구의 상징비에 ‘거용관은 비취색 푸른 벙풍을 여러 겹 펼친 듯 산세가 험준한 요새’라는 뜻의 거용첩취(居庸疊翠) 비문이 선명하다.

거용첩취비.

 

만리장성은 기원전 3세기 진시황이 북방 유목민의 침략을 막기 위해 처음 건설이 시작됐지만, 대부분 장성은 16세기 명나라 때 완성됐다.

거용관 역시 명나라 때 축조 이후 청나라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보수 과정을 거쳤으며 비교적 관리상태가 양호하다.

거용관에서 한참 더 동쪽으로 가면 진황도가 나오는데 이 진황도 외곽에 만리장성의 동쪽 끝 산해관이 있다. 장성의 서쪽 끝 감숙성 가욕관에서 동쪽 끝 하북성 산해관까지 거리가 총 6350㎞이니 만리장성 실제 길이는 만리를 넘어 1만 5000리쯤 된다.

거용관 장성 길 트레킹은 만만치 않다. 
거용관 장성 길 트레킹은 만만치 않다. 

 

우선 계단 높이가 높고 폭도 불규칙적이어서 시작부터 숨이 차오른다. 원래 수비대의 산등성 순찰로였지 방문객들이 편하게 걷도록 만들어진 둘레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가파른 돌계단을 오르고 잠깐 쉬며 또 오르기를 반복한 끝에 마침내 허용된 코스의 종착 지점인 12번 망루를 찍었다. 가장 높은 지점인 12번 망루에서 저 아래로 펼쳐지는 산세는 웅장하며 풍광이 수려하다. 때마침 북경 지역에 봄이 시작되는 4월이라 연녹색 숲이 아름다운데 입구 표지석에서 비취색이라는 표현은 아마 숲이 더 푸르러지는 6월~7월쯤 나타나는 정경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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