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잠시 구름 걷힌 날씨를 보여주더니 오늘은 다시 비가 온다.
세계 최장 7.5㎞의 공중 케이블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케이블카는 도심에서 곧장 산을 향했으며 출발하자마자 언덕 넘어 주택 밀집 지역의 앞마당과 지붕 위를 통과한 뒤 30분 만에 장가계 중턱 종점에 도착했다. 도심 하늘 통과로 케이블카 설치에 따른 시민들의 프라이버시 문제가 발생할 듯도 한데 사회주의 국가라서 그런 건 무시되나 보다.
오늘 코스는 귀곡잔도와 유리잔도를 이용한 운몽선장, 취운정, 쾌활림, 목석지연, 천문산사 등의 절경 체험인데 비와 안개 때문에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
하얀 뭉게구름과 안개가 무리를 지어 계곡을 휘감을 때 산길에 잠시 멈춰 상상의 나래를 펴서 장가계의 아름다움을 그려본다.
만약 맑은 날씨라면 인산인해를 이루는 코스였을 텐데 악천후로 인해 사람이 뜸한지라 귀곡잔도의 고즈넉함을 느낄 기회가 주어진 것에 위안을 삼을 수밖에.
하산은 마치 하늘이 뻥 뚫린 듯한 모양으로 유명한 천문산 천문동으로 정했다. 암벽을 뚫어 지하에 건설한 길고 긴 에스컬레이터를 무려 7번 갈아탄 끝에 밖으로 나오니 천문산이 보인다. 몇 년 전 러시아 조종사가 아슬아슬한 곡예비행으로 하늘 공간을 통과해 마을 상공을 스쳐 날았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