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장인들에 의해 정교한 솜씨로 조각되는 시계 이야기

[관광레저신문=왕진화 기자] 지구는 우리에게 지극히 적은 양의, 희귀한만큼 아름다운 보석을 내어준다. 보석은 그렇게 수백만 년에 걸쳐 만들어지고, 감히 상상할 수 없는 힘의 영향에 의해 빚어진다.

이런 보석들로 세팅된 시계는 신뢰성, 내구성, 자기장과 충격에 대한 저항성과 같은 기술적 특징을 보장하면서, 동시에 보석의 아름다움과 개성을 표현한다.

몇몇 고급 시계 브랜드는 가장 아름다운 보석으로 시계를 장식하기 위해 자체 보석 감정 전문가와 보석 세팅 장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수많은 세팅 기술의 조합을 발휘해 스톤의 아름다움을 찬미하고, 조화로움 안에서 빛날 수 있도록 작품을 창조한다. 그렇다면 과연 장인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시계에 사용되는 보석은 어떻게 세팅되는 것일까?
 

[사진=롤렉스 제공]

1. 원석 선별 및 검증

보석 감정 전문가는 확보된 원석을 검사하고 분류하며, 품질 기준을 만족시키는 원석만 선별해낸다. 모든 원석(다이아몬드와 유색 보석)은 엄격한 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보석 감정 전문가는 원석의 품질을 보장하기 위한 전문 기술 외에도 다양한 분석 도구를 사용한다. 분석 도구들은 원석의 화학 성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예를 들어, 다이아몬드는 X선 영상을 통해 체계적으로 테스트하여 진위 여부를 확인한다. 원석의 컷(Cut, 파사트의 대칭과 모양)에 따라 빛이 원석을 투과하는 방식과 파빌리온(다이아몬드의 아랫 부분)에서 반사되는 방식이 결정된다. 따라서 컷은 원석의 광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특히 다이아몬드는 우수한 컷으로 반사의 강도와 수를 증가시킬 수 있으며 무지개 색상을 얻을 수도 있다.  다이아몬드 세공사의 세심한 작업을 통해 얻은 각 원석의 파사트는 보석 감정 연구소에서 세밀하게 분석된다. 

투명도(Clarity)는 원석의 순도를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 보석 감정에서 사용되는 등급 분류 중 가장 높은 등급인 ‘내부에 흠이 없는(Internally Flawless)’ 다이아몬드 원석만이 시계 제작에 허용된다. 다이아몬드의 색상(Colour)은 항상 육안으로 평가되며, 노련한 판단이 요구된다. 보석 감정 전문가들은 다이아몬드를 공인 기준석과 함께 비교하며 평가한다. 그렇게 엄격히 선별된 원석을 보석 세팅 장인에게 전달하는 게 그들의 임무다.
 

오이스터 퍼페츄얼 펄마스터 34. 18캐럿 에버로즈(Everose) 골드 색상으로, 전체가 다이아몬드로 세팅돼 있다. 디자이너와 보석 세팅 장인은 미적 요구사항과 기술적 요구사항 사이의 균형을 찾는 정교한 작업을 위해 긴밀하게 협업한다. [사진=롤렉스 제공]

2. 세팅 절차

보석 세팅 장인이 보석 감정 전문가에게서 선별된 원석을 넘겨받게 되면, 먼저 제작 부서의 디자이너들과 함께 원석의 색상과 배열을 결정한다. 이는 미적 요구사항과 기술적 요구사항 사이의 균형을 찾는 정교한 작업이기도 하다. 

그런 다음 케이스 및 브레슬릿 엔지니어와 상의한다. 원석을 세팅할 골드 또는 플래티넘을 마이크론에 가까운 정밀한 단위로 가공하기 위해 원석의 배치를 함께 연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작품 스케치 이미지. 고객 맞춤 제품일수록 디자이너와 보석 장인들의 협업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사진=피아제 제공]

각 원석을 고정시키는 데 필요한 금속의 정확한 양을 결정짓게 되면, 마침내 보석 세팅 장인이 색상과 반사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원석을 최적의 위치에 하나씩 정성스럽게 세팅한다. 

장인의 세팅 방법은 다양하다. 예를 들어,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비드(bead)’ 세팅은 다이아몬드로 뒤덮인 ‘파베’ 세팅 시 주로 사용한다. 쉽게 말하자면 작은 구슬 모양의 금속 3~5개로 라운드형 보석을 고정시키는 기술이다. 외형상 ‘클로(claw)’ 세팅과 비슷하지만 클로 세팅의 금속 프롱*이 더 길고 보석이 더 많이 노출된다. 
* 금속 프롱:  금속 발이 보석을 잡아주는 것을 말하며, 프롱 세팅은 쥬얼리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세팅 방법이다.

‘클로즈드(closed)’ 세팅은 금속 밴드로 둘러싸며 보석을 고정한다. ‘바게트(baguette)’ 세팅이라고도 불리는 ‘채널(channel)’ 세팅은 대부분 바게트 또는 트래피즈(trapeze) 컷 보석과 함께 나란히 정렬하며 베젤의 원을 형성하는 경우에 사용되는데, 귀금속의 채널에 원석을 배치하고 클로즈드 세팅과 비슷한 방식으로 귀금속의 가장자리를 접어 원석을 고정시킨다.
 

[사진=롤렉스 제공]

3. 마무리 단계

마지막으로 보석 주위의 금속을 세심하게 누르며 보석을 단단히 고정시킨다. 보석 세팅 장인의 기술은 적절한 도구를 선택하고, 올바른 각도를 찾고, 정확한 양의 힘을 가하는 작업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예를 들어, 특정한 다이아몬드 파베 다이얼에서는 위 작업이 약 3,000번 반복된다. 최종 폴리싱 작업으로는 작은 금속 세팅에 광채를 부여하여 시계의 화려함을 돋보이게 한다.

저작권자 © 관광레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