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호강골 무명 계곡은 선녀탕”

2021-09-28     오상민 기자
(사진=EBS ‘한국기행’ 스틸 컷)

 

경상남도 하동의 지리산 둘레길 한편에 자리한 나무집이 있다. 이곳은 26년 전 귀촌한 양진욱, 배윤천 씨 부부의 보금자리다.

부부는 힘겨웠던 도시 생활을 벗어나 쉼을 위해 깊은 산골로 들어왔다. 야생 녹차 밭을 관리하며 안락한 노후 생활을 보내고 있다.

찻잔부터 커다란 오두막까지 모두 산속의 나무를 재활용해 만들어진 이곳은 땔나무꾼이라는 별명을 가진 남편 배윤천 씨의 솜씨다.

뒷산에 그럴싸한 나무가 보이면 아내 맞춤형 의자 하나쯤이야 눈 깜짝할 사이에 금세 만들어내는 사랑꾼 중의 사랑꾼이다.

비 내리는 날, 노릇하게 채소전을 부치고 사이좋게 가을 햇밤을 주워 아궁이 불에 구워 먹는다. 부부의 고단했던 인생 또한 서서히 구워지며 달콤해지는 밤처럼 농익어 왔단다.

두 사람은 지리산 골짜기 호강골의 무명 계곡으로 향한다. 배윤천 씨는 나무꾼 옆에는 선녀가 있어야 한다며 아내를 선녀라, 계곡을 선녀탕이라 부른다.

지리산에 사는 선녀와 나무꾼의 아름다운 산골 사랑 이야기는 28일 밤 방송되는 EBS ‘한국기행’에서 볼 수 있다.

‘한국기행’은 대한민국의 숨은 비경을 찾아 떠나는 공간 여행이다. 역사와 풍습, 건축, 문화의 향기를 느끼고 전하는 아름다운 시간 여행이기도 하다.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우리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살아있는 현장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