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무희의 호주 캠핑카여행] 비 오는 날의 블루마운틴 시닉센터

16일차 블루마운틴

2023-03-03     강무희

고도가 높고 비가 오는 밤이라서 옷을 두껍게 입었다. 그런데도 잠자리가 몹시 추웠다. 지난밤부터는 소음을 감수하고 밤새 난방장치를 가동해 잤는데도 가져온 옷가지로는 불충분함이 느껴진다. 이번 여행의 핵심 관광지 중 하나인 블루마운틴에 왔는데 시야는 가로막히고 몸은 으스스하여 모두의 기분이 별로다.

이 지역 관광의 핵심은 시닉레일웨이(Scenic Railway), 시닉워크웨이(Scenic Walkway), 시닉케이블웨이(Scenic Cableway), 시닉스카이웨이(Scenic Skyway)로 구성된 관광상품을 통해 주변 지역을 공중에서 내려다보기도 하고, 아래쪽을 거닐면서 위쪽을 올려다보기도 하며 관광하는 시닉센터(Scenic Center)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여행객의 필수코스인데 우천으로 취소된 상황이라서 우리는 참여할 수 없다. 홈페이지에 게시된 사진을 통해 아쉬운 마음을 달래보기로 한다.

관광수단을 이용할 수 없으니 일부라도 눈에 담고 싶은 마음에, 세 자매봉이 보인다는 에코포인트(Echo Point)로 걸어갔다. 여기서도 구름인지, 안개인지 앞을 가려 답답하다. 고도가 낮은 지역이면 비가 오더라도 시야가 이처럼 막히지는 않을 텐데….

프린스 헨리 클리프 워크(Prince Henry Cliff Walk)를 왕복 세 시간 동안 트레킹했다. 비가 오락가락하면서 가끔은 구름이 조금 걷히며 숨겨진 경관을 조금씩 보여준다. 덕분에 세 자매 중 한 자매는 볼 수 있었다.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모두 막혀 있고 벌금이 부과된다는 경고가 붙어 있다. 신포도라도 되는지, 우리나라 설악산에 가면 저런 바위 수도 없이 많다고 뇌까리며 이동한다. 신선한 공기를 우리만 독점적으로 마음껏 마시고 있다고 자위하면서.

 

많은 동물을 조우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무너져갈 무렵, 트래킹로 가까이에서 열심히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이름 모를 새가 한 마리 포착되었다.

에코포인트 지역으로 되돌아와 전망대 겸 카페 겸 식당에서 또다시 피쉬앤칩스로 점심을 해결했다. 기념품점에 들려 보온용 후드티를 구입했다. 이번 여행에서 추위를 느끼는 마지막 지역, 일정이라서 추가용도는 제한적이겠지만 기념품의 의미도 있다.

 

인근에 골프장이 있어 전화를 하니 반갑게 맞아주지만 우천 문제로 이도 포기하였다. 오후에는 캠핑카 내에서 쉬는 사람, 주변을 더 둘러보는 사람으로 나뉘어 시간을 보냈다.

블루마운틴 지역의 중심지에 위치해 있고 자리가 협소하여 성수기에는 부킹난이 일어날 것 같은 사이트인데 코로나 탓인지 계절 탓인지 날씨 탓인지 영 썰렁하다.

호주 캠핑카 여행동반자들

▣ 이상국

1954년 경북 예천 출생. 호주 캠핑카 여행기획. 실질적 리더. 종금, 창투사, 자연과환경 북경 대표 역임.

▣ 하일봉

1957년 경남 밀양 출생. 호주 캠핑카 여행 경비지출 및 회계 담당. 증권사 채권부장 역임.

▣ 박경제

1957년 경북 경주 출생. 꼼꼼한 성격. 메인 셰프 역할. 국책은행, ㈜이로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