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초인, 연극 ‘특급호텔’ 공연
세종문화회관 꿈의숲아트센터 상주예술단체 극단 초인이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연극 ‘특급호텔’을 선보인다.
‘특급호텔’은 미국 극작가 라본느 뮐러가 일본에 체류하던 중 우연히 위안부에 관한 이야기를 접한 뒤 수년간 집필에 몰두해 완성한 작품이다. 그 당시 위안부 막사를 지칭했던 특급호텔을 원제로 붙여 작품의 상징성을 한층 강렬하게 부각한 희곡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일본 군대에 유린되고 성의 노예가 된 네 여인의 삶을 호소력 있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으며 2001년 국제평화상과 반전연극상을 수상하는 등 작품의 강렬한 메시지와 사실적이면서도 탁월한 묘사로 극찬을 받았다. 2008년 서울연극제에서 박정의 연출에 의해 초연된 뒤 아르헨티나, 스페인, 이란의 국제공연예술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홀로코스트를 세상에 알린 것은 뉴스가 아니라 연극 ‘안네 프랑크의 일기’였다. 사죄와 배상은커녕 역사의 진실을 은폐하기에 급급한 폭력의 가해자들에게 진실은 결코 잊을 수도 짓밟을 수도 없는 것임을, 그리고 피해자들의 고통과 인내를 딛고 자라난 후손들에게 진실의 반대는 거짓이 아니라 망각임을, 극단 초인은 연극 ‘특급호텔’을 통해 다시 한번 또박또박 말한다.
일본은 우리와 ‘안보와 동맹’이라는 이름의 지우개로 거대한 폭력의 역사를 황급히 지워나가고 있다. 극단 초인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엄연히 존재했던 위안부와 그녀들에게 가해진 잔인하고 처참했던 실상을 적나라한 고통까지 빠짐없이 진솔하게 알리기 위해 이 작품을 다시 한번 무대에 올리기로 했다.
일반적인 페미니즘 연극이 아니다.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한 강렬한 한 편의 서사이며 제의적 성격까지 지닌다. 옥동(당시 나이 18세), 금순(당시 나이 17세), 보배(당시 나이 16세), 선희(당시 나이 11세)는 가슴에 묻어두었던 치욕의 경험을 스스로 이야기함으로써 상처와 고통을 어루만지고, 관객을 공감의 세계로 이끈다. 이들의 말하기는 섬뜩한 체험으로 채워져 있지만 절제된 언어로 표현되며 관객의 마음속에서 아름다운 시로 다시 피어난다. 참혹했던 장면들은 강렬한 움직임을 통해 선명한 이미지로 시각화되어 작품의 상징성을 극대화한다.
티켓 예매는 세종문화회관, 인터파크, 플레이티켓에서 할 수 있으며, 공연 시간은 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ㆍ일요일 오후 3시다. 세종문화회관 꿈의숲아트센터 퍼포먼스홀에서 관객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