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취업 리포트] 골프공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있다고?
같은 골프공이라도 똑같은 모양의 골프공은 하나도 없다. 어떤 브랜드의 어떤 모델이냐에 따라서 모양이 조금씩은 다르다. 골프공 브랜드마다 특화된 디자인과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골프공은 표면 디자인에 따라서 골프공 성능이 완전히 달라진다. 그것이 골프공 디자이너의 역할이다. 즉, 골프공에 과학적인 디자인을 입혀서 성능 좋은 골프공을 만드는 것이다.
사실 골프공 디자이너라는 직업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골프업계에서 오랫동안 종사한 사람이라도 골프공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잘 모른다. 실제로 국내에는 소수의 골프공 디자이너가 국내 골프공 디자인을 이끌어가고 있다.
골프공 디자이너가 되는 길은 좁고 험난하다. 골프공을 제조하는 회사도 많지 않다. 골프공 디자이너로서 입사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해야 하고 골프에 대한 이해가 깊어야 한다. 삼각함수가 기본이 되는 업무이다 보니 처음부터 질색하는 사람이 많다. 게다가 최소 10년은 근무하면서 연구해야 분할구조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그때까지 참고 견디는 인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골프공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 인내심이다. 장기간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지 않으면 버티기조차 어려운 직업이다.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 마찬가지이지만, 특히나 골프공 디자인은 마음먹었다고 해서 뚝딱 해치울 수 있는 업무가 아니다.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면서 하나의 골프공이 완성된다. 수학 문제를 풀어가듯 기초부터 차근차근 만들어 간다는 생각으로 연구ㆍ개발해야 좋은 골프공 하나가 완성되는 것이다. 새로운 골프공 하나를 개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최소 6개월에서 1년 6개월이라고 한다.
국산 골프공을 대표하는 브랜드 중 하나가 충북 음성군에 제조공장을 둔 볼빅이다. 볼빅 골프공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골프공은 일반 아마추어 골퍼는 물론이고 국내외 유명 프로골프선수들도 사용한다.
우리나라 골프공이 처음부터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은 아니다. 오랜 인고의 시간을 거쳐 지금에 이른 것인데, 골프공 디자이너들의 역할이 컸다. 볼빅을 예로 들면 사업 초기엔 수출은커녕 국내 소비자들로부터도 외면을 받았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골프공 디자이너는 지나친 욕심이나 의욕은 버리고 개발ㆍ연구에 대한 흥미를 갖는 것이 우선이라는 게 볼빅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설명이다.
다행스러운 건 국산 골프공 전망이 밝다는 점이다. 한국 선수뿐만 아니라 해외 유명선수들도 국산 골프공에 대해 관심이 많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활약 선수 중에도 국산 골프공을 사용하는 선수가 늘고 있다. 케이팝(K-POP)과 케이 드라마로 촉발된 한류가 케이 컬처, 케이 푸드로 확대되었고, 지금은 한국어와 한국 제품으로도 관심사가 옮겨가고 있다.
무엇보다 기술이 경쟁력이다. 한국의 골프공 제조 기술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덕분에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도 꾸준한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만큼 골프공 디자이너의 입지는 더 단단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해볼 수 있다.
◇ 참고문헌
〈골프취업학개론〉, 오상민 저, 신사우동 호랑이, 202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