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찬의 버킷리스트_중국 5악 완등(5)] 궂은 날씨 속 상상의 나래로 절경을 가슴에

2025-10-27     이희찬

어제 잠시 구름 걷힌 날씨를 보여주더니 오늘은 다시 비가 온다.

세계 최장 7.5㎞의 공중 케이블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케이블카는 도심에서 곧장 산을 향했으며 출발하자마자 언덕 넘어 주택 밀집 지역의 앞마당과 지붕 위를 통과한 뒤 30분 만에 장가계 중턱 종점에 도착했다. 도심 하늘 통과로 케이블카 설치에 따른 시민들의 프라이버시 문제가 발생할 듯도 한데 사회주의 국가라서 그런 건 무시되나 보다.

오늘 코스는 귀곡잔도와 유리잔도를 이용한 운몽선장, 취운정, 쾌활림, 목석지연, 천문산사 등의 절경 체험인데 비와 안개 때문에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

하얀 뭉게구름과 안개가 무리를 지어 계곡을 휘감을 때 산길에 잠시 멈춰 상상의 나래를 펴서 장가계의 아름다움을 그려본다.

안개 속 비경. (사진=이희찬)

 

만약 맑은 날씨라면 인산인해를 이루는 코스였을 텐데 악천후로 인해 사람이 뜸한지라 귀곡잔도의 고즈넉함을 느낄 기회가 주어진 것에 위안을 삼을 수밖에.

하산은 마치 하늘이 뻥 뚫린 듯한 모양으로 유명한 천문산 천문동으로 정했다. 암벽을 뚫어 지하에 건설한 길고 긴 에스컬레이터를 무려 7번 갈아탄 끝에 밖으로 나오니 천문산이 보인다. 몇 년 전 러시아 조종사가 아슬아슬한 곡예비행으로 하늘 공간을 통과해 마을 상공을 스쳐 날았다고 한다.

천문동 전경. (사진=이희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