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용품을 생산자나 중간 유통업자로부터 구매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일이다. 자영업자가 될 수도 있고, 매장이나 업체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될 수도 있다. 자영업자 중에는 도매만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있고, 도매와 소매를 병행하는 사람도 있다.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영업하든 골프채 생산부터 유통, 판매까지 전체적인 흐름을 한눈에 꿰뚫고 있어야 하는 직업이다.
우리나라에는 골프채 생산업체가 없어서 거의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수입해서 영업이익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골프용품 유통ㆍ판매자들의 가장 중요한 수익 창출 전략이다.
수입한 골프채는 골프숍이나 온라인 마켓을 통해서 판매한다. 대부분 유통ㆍ판매자는 자신이 운영하는 골프숍(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이 있어서 도매와 소매를 병행한다. 비교적 단순한 업무로 보일 수도 있으나 골프채의 역사, 트렌드, 제작, 유통, 판매, 기능성, 골프 스윙, 피팅 등 골프채와 골프 전반에 걸쳐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겸비하고 있어야 한다.
소비자들의 골프채 구매 기준은 크게 세 부류다. 첫 번째는 브랜드만 보고 구매하는 부류, 두 번째는 입소문과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구매하는 부류, 세 번째는 직접 시타해보고 자신에게 꼭 맞는 물건만 구매하는 부류다. 가장 이상적인 부류는 세 번째이지만, 이런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 브랜드만 보거나 주변 사람 권유로 선택한다. 판매자의 설명과 권유가 중요한 이유다.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떤 물건이 소비자에게 필요하고, 어떤 물건이 꼭 맞는지 추천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골프채에 대해서 전문지식을 갖춰야 한다. 국내에는 관련 도서나 자료가 거의 없다. 골프채 교육 프로그램도 많지 않아서 미국이나 일본에서 열리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도 있다. 일본에서는 골프 브랜드별로 주최하는 골프채 아카데미가 정기적으로 열린다. 대개 주 3회씩 6개월 코스로 이론과 실기를 병행한다. 교육 이수 후에는 수료증을 준다. 이 과정을 성실하게 밟으면 골프채 유통과 관련해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게 된다. 현지에서 실무 교육을 받은 취준생은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외 골프용품 관련 업체에서 눈여겨볼 수밖에 없는 스펙이다.
외국어 능력도 대단히 중요하다. 미국과 일본 제품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외국어 능력은 막강한 경쟁력이다. 외국어를 잘해야 해당 국가의 유통 정보와 트렌드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수입 조건 협상과 현지 유통망 개척, 현지인 업자 관계 유지도 수월해진다.
최근에는 중국과의 비즈니스도 늘고 있다. 한ㆍ중ㆍ일 3국의 냉랭한 국제관계는 오히려 우리나라 골프용품 유통ㆍ판매자에게 기회다. 중국인들은 일본과의 직접 무역을 꺼리거나 서툴다. 일본도 다르지 않다. 따라서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중간 거래자 역할을 영리하게 해낸다면 새로운 유통망을 개척해 수익 구조를 넓힐 수 있다.
골프용품 유통ㆍ판매자는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아주 좋은 직업이다. 어떤 골프용품이든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골프용품을 싸게 구매할 수 있다면 골프 친구도 쉽게 만들 수 있다. 30년 동안 연락 없이 지내던 친구나 선후배한테서 연락이 오기도 한다. 헤어진 연인으로부터 연락이 올지도 모른다.
골프용품 유통업자에게 특별 자격이 필요하진 않다. 골프에 대한 열정과 책임감만 있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과 비즈니스 해야 하는 만큼 활달하고 사교성이 좋은 성격이 유리하다. 매사에 정직하고 꾸준하며 여러 사람에게 신뢰받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단골이 늘어날수록 입지가 굳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업무 경험 없이 개인사업에 도전하는 건 위험하다. 독보적인 유통망을 개척했다면 모를까 무엇도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본력과 골프 영업에 대한 자신감만으로 선뜻 뛰어들었다간 큰 손해를 보기 쉽다.
골프업계가 호황일 때만 보아서도 안 된다. 골프용품 유통업자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실물 경기의 영향을 직접 받는다는 점이다. 국내 경기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곳이 골프용품점이다. 경기가 침체하면 업계 전체가 타격을 받지만, 그중에서도 골프용품 시장이 가장 먼저 얼어붙는다. 요즘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무한경쟁 시대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참고문헌
〈골프취업학개론〉, 오상민 저, 신사우동 호랑이, 2023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