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이 파키스탄을 여행한다.
29일 저녁 8시 40분 방송되는 EBS 1TV 시사ㆍ교양 프로그램 ‘세계테마기행’에서는 ‘파키스탄, 겨울이 가나 봄’ 2부 ‘풍광 좋고 사람 좋고’가 방소된다.
파키스탄 북부 카라코람 산맥의 깊은 계곡에서 시작되는 겨울 여행은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따뜻한 인심이 어우러진 특별한 경험으로 이어진다. 해발 2,500m에 자리한 훈자는 겨울과 봄 사이,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듯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800년 역사를 간직한 발티트요새는 훈자 왕국의 통치자 미르의 궁전으로, 두꺼운 벽과 목재 기둥이 인상적이다. 지진이나 거센 바람 같은 자연재해에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설계된 건축 양식은 자연과 공존해온 지혜를 보여준다.
요새에서 내려다보는 마을과 계곡, 설산의 파노라마는 방문객에게 잊지 못할 인상을 남긴다. 훈자에서는 '손님을 신의 선물'로 여기는 환대의 문화가 살아있다. 현지인 만슈르의 집에서 맛본 진수성찬은 기름과 소금을 최소화한 건강한 장수 식단으로, 직접 재배한 재료로 정성스럽게 차려진다. 특히 신선한 우유로 만든 차이는 귀한 손님을 위한 특별한 음료다. 파키스탄에서는 "손님이 오면 물보다 차이를 먼저 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손님을 중요시한다.
여정은 파수와 미스가르로 이어진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다리 중 하나로 꼽히는 파수의 서스펜션브릿지를 건너면, 눈앞에 파수콘이라는 웅장한 산봉우리가 펼쳐진다. 이 6000m 높이의 원뿔형 봉우리는 주민들의 일상에 늘 함께하는 풍경 그 이상의 존재다. 파키스탄 최북단 마을 미스가르는 해발 3000m에 위치한 곳으로, 전통적인 생활 방식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두꺼운 흙벽으로 지은 집은 겨울에는 따뜻함을, 여름에는 시원함을 제공한다. 물레방아를 이용해 곡식을 빻고, 마을 전체가 번갈아 가며 양과 염소를 공동 방목하는 모습에서 공동체의 삶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미스가르에서는 버터와 치즈 같은 유제품이 중요한 식재료로, 손님을 대접할 때 갓 만든 버터와 따뜻한 빵을 내놓는 것이 가장 정성스러운 인사 중 하나로 여겨진다.
거친 자연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운 이들의 삶의 지혜와 따뜻한 인심은 여행자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파키스탄 북부에서 마주한 대자연의 웅장한 풍광과 산골마을 사람들의 정겨운 온기는 오랜 여운으로 남는다. 지도에는 없는 '살아 있는 풍경'과 낯선 이를 가족처럼 맞이하는 문화는 여행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