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생태 여행지

[관광레저신문=신다솜 기자,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선선한 가을은 가족여행을 떠나기 좋은 계절. 올 가을엔 자연의 신비함과 위대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생태 여행지로 떠나보자.

 

삼척 대이리 동굴지대

맑고 깨끗한 해변이 많아 여름철 피서지로 인기 높은 삼척. 하지만 내륙에도 바다 못지않게 빼어난 풍경을 지닌 명소가 있다. 천연기념물 178호 대이리 동굴지대다.

대이리 동굴지대가 그냥 ‘동굴’이 아니라 ‘동굴지대’인 것은 지금까지 이곳에서 발견된 동굴이 7개나 되기 때문이다. 그 중 환선굴과 대금굴이 일반에 개방됐다.

1997년 10월에 먼저 개방한 환선굴은 석회암 동굴로는 동양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 전체 길이 6.2km 중에서 1.6km만 개방됐다. 동굴 안에는 미인상, 거북이, 항아리 등 여러 모양의 종유석과 석순, 석주가 웅장하게 발달했고 광장도 있어 거대한 지하 도시를 방불케 한다. 산 중턱에 자리한 환선굴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매표소에서 동굴 입구까지 가파른 오르막길을 30분 정도 걸어야 하며, 모노레일을 타고 수월하게 갈 수도 있다.

대금굴은 환선굴보다 10년 늦은 2007년에 개방했다. 길이 1610m에 달하는 대금굴은 많은 양의 동굴수가 흐르는 것이 특징이다. 동굴 안에 크고 작은 폭포와 호수가 형성돼 있어 귀가 시끄러울 정도인데 물이 어디에서 흘러나오는 지 근원을 알 수 없어 더욱 신비스럽다.

모노레일로만 접근할 수 있는 대금굴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사전예약이 필수다. 방문 예정 한 달 전인 1일부터 예약을 시작한다.

환선굴과 대금굴 관람 후에는 동굴신비관을 들려보면 좋다. 동굴신비관은 2002년 개최된 삼척 세계동굴엑스포 주행사장에 있는 대표적 시설물로, 세계 유명 동굴과 영화 속의 동굴, 동굴의 과거 및 현재와 미래 디오라마, 동굴에 사는 박쥐의 생태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또 대이리 동굴지대에서 발견된 7개 동굴 중 개방되지 않은 관음굴의 비경도 3D 입체영상으로 볼 수 있다.

 

서천 국립생태원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한반도 생태계를 비롯해 열대, 사막, 지중해, 온대, 극지 등 세계 5대 기후와 그곳에서 서식하는 동식물을 한눈에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4500여 종의 지구촌 동식물이 살아 숨 쉬는 국립생태원의 핵심 시설은 에코리움으로, 에코리움은 열대관, 사막관, 지중해관, 온대관, 극지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세계 5대 기후대를 실내에서 모두 체험할 수 있는 것. 현지 생태계를 그대로 재현한 에코리움의 5대 기후대관에는 기후대별 어류, 파충류, 양서류, 조류 등 2400여 종의 동식물이 살고 있어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에코리움에는 5개 전시관 외에 2개의 상설 주제 전시관도 있다. 생태학의 기본 개념, 생태 자원 보전의 의미 등을 알기 쉽게 전시해 생태계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돕는다. 연령대별 생태 관련 도서와 E-book을 열람할 수 있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된 에코 랩에서는 이론 학습도 가능하다. 4D영상관에서 보는 생태계 관련 단편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도 흥미롭다. 뿐만 아니라 국립생태원은 습지체험장, 수생식물원, 사슴생태원, 하다람놀이터와 같은 다양한 외부 체험 공간도 갖췄다.

11월에는 특별한 행사도 마련된다. 가을 정취를 만끽하며 이색적인 촬영 장소를 만날 수 있는 ‘함께 걸어요, 가을길’ 행사가 11월 30일까지 야외 전시공간에서 개최되는 것. 방문자센터에서 에코리움 앞 수생식물원까지 약 1km 구간에 물억새길과 들풀길을 조성하고, 산책로 곳곳에 물억새, 허수아비 등을 배경으로 포토존을 마련했다. 정문과 서문에는 국화를 배치해 입장과 함께 가을 정취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울진 금강소나무숲길

가을철 트레킹 코스로 소나무숲길만 한 곳이 없다. 사철 푸르른 소나무가 늠름한 기백으로 탐방객을 반긴다. 울창한 원시림이 고스란히 보존된 울진 금강소나무숲길로 여행을 떠나보자.

이 땅의 소나무 중 으뜸은 금강소나무다. 조선시대 궁궐을 짓거나 임금과 왕족의 관을 짤 때만 베는 것이 허락된 귀한 나무였다. 그래서 울진, 삼척, 설악산 등 금강송이 자라는 지역에 황장금산(黃腸禁山)을 지정해 일반인 출입을 통제하고 엄격하게 보호했다.

동해안 일대를 중심으로 조성된 금강소나무 서식지 중에서도 울진 금강소나무숲길은 산림청이 국비로 조성한 1호 숲길이자 금강소나무의 국내 최대 서식지다. 수령 500년이 넘은 할아버지 소나무를 비롯해 200년이 넘은 소나무, 지름이 60cm를 웃도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수두룩하다. 또 350년 된 미인송과 120살 소나무와 80살 참나무 줄기 일부가 남녀가 껴안고 입 맞추는 형상을 한 공생목이 있어 탐방객으로 하여금 경이와 감탄을 자아낸다.

울진 금강소나무숲길은 총 6개의 탐방로로 이루어져 있다. 천연기념물인 산양 서식지가 포함된 1구간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쌍전리산돌배나무(천연기념물 408호)를 볼 수 있는 2구간, 국내 최고의 금강소나무 군락지인 소광리 금강소나무 군락지를 지나는 3구간, 전문 산악인 코스로 난이도가 가장 높은 4구간은 금강소나무숲길의 다양한 매력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3-1구간과 5구간은 11월 28일까지 매주 월, 수요일에 시범 운영하며, 금강소나무숲길 안내센터에 전화로 사전 접수해야 들어갈 수 있다.

금강소나무숲길은 국내 최고의 숲인 금강소나무숲을 보호하고 산양을 비롯한 멸종 위기 동식물의삶터를 지켜주기 위해, 구간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개 하루 80명 선착순으로 인원을 제한하고 매주 화요일은 쉰다.

 

창녕 우포늪

우포늪은 창녕군 대합면, 이방면, 유어면 일대에 넓게 자리한 낙동강의 배후 습지다. 우포(소벌), 목포(나무벌), 사지포(모래벌), 쪽지벌 등 4개의 늪으로 이루어졌고 수많은 새와 곤충, 물고기, 포유류, 양서류 등의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포늪은 생태계의 고문서, 살아 있는 자연사박물관이라 불리기도 한다. 특히 가을철의 우포늪은 온통 철새와 갈대, 물억새 세상이 된다.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광활한 이 늪지대에는 약 1천여 종의 생명체가 어울려 살고 있어 계절에 따라 다양한 자연경관을 연출한다. 특히 가을철에는 온통 철새와 갈대, 물억새의 세상이 된다. 그뿐이 아니다. 하루에도 새벽과 아침, 한낮과 저녁 무렵이 다르다. 그래서 언제 찾아도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일출과 일몰 풍경이 특히 아름답기로 손꼽힌다.

우포늪은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돌아볼 수 있다. 도보 코스는 짧게 30분에서 가장 긴 3시간 코스까지 4개. 우포늪 생태관 입구에서 출발하는 자전거 코스는 2개다. 주요 포인트는 대대제방, 전망대, 쪽지벌, 사지포제방이다. 대대제방에서 우포늪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요즘 대대제방에는 가을의 전령이 갈대와 억새가 무성하다. 가을과 겨울 사이 큰기러기, 오리, 고니 무리가 한가롭게 노니는 모습도 장관이다.

4개의 늪 중 가장 작은 습지라는 뜻의 쪽지벌에는 우포늪 전체의 축소판이라 할 만큼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간다. 특히 저녁과 새벽에 물안개 속에 하얀 백로 떼가 무리지어 있는 모습은 가을 우포의 또 하나의 볼거리다. 사지포제방은 우포늪을 가장 멀리 볼 수 있는 곳으로 저녁노을을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명소다.

 

순천만습지 & 순천만국가정원

넓은 갯벌과 갈대밭, 염습지, 하천, 산이 어우러진 순천만은 한국을 대표하는 연안 습지다. 순천만습지에는 자연학습 자료와 영상물을 두루 갖춘 자연생태관, 순천만의 일몰을 조망할 수 있는 용산전망대, 갈대숲 탐방로, 순천만 천문대 등 생태 체험을 위한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늘 탐방객이 넘친다.

순천만의 신비를 가장 가까이서 관찰하는 방법은 생태체험선 ‘에코피아호’를 타는 것이다. 생태체험선을 타고 왕복 6km 물길을 따라가다 보면 순천만이 품고 있는 다양한 생명을 만난다. 갯벌에는 짱뚱어, 달랑게, 농게, 칠게, 갯지렁이를 비롯한 다양한 염생식물이 서식한다.

용산전망대 일몰은 순천만 탐방의 하이라이트. 갈대밭 사이로 난 나무 데크를 따라 걷다가 갈대밭이 끝나는 지점부터 1km 가량 야트막한 산길을 올라가면 용산의 남쪽 끝 전망대에 닿는다. 선명한 S라인 물길과 갯벌, 둥글게 군락을 이룬 갈대밭의 조화가 황홀하다.

일몰을 보고 내려오면 저녁시간. 순천만습지를 찾았다면 짱뚱어탕을 먹어봐야 한다. 짱뚱어를 뼈째 끓여 체에 거른 후 된장, 시래기, 토란대 등을 넣어 만드는 구수한 짱뚱어탕은 순천 10미(味) 중 하나로 꼽힌다.

순천만습지와 하나의 입장권으로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순천만국가정원은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는 순천만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정원이다.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시작으로 처음 공개됐다. 한국을 포함해 네덜란드, 스페인, 태국, 일본, 중국 등 11개 국가의 전통 정원과 테마 정원, 설치 미술가 강익중이 만든 꿈의 다리, 순천의 지형을 그대로 축소해 담은 순천호수공원 등의 다양한 시설과 볼거리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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